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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변천사

마부, 전화 교환수, 제빙업자 도시화가 삼킨 직업들

by 숨숨니 2025. 6. 30.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 속에서, 한때는 필수적이었던 수많은 직업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마부, 전화 교환수, 제빙업자 등 도시화가 삼킨 직업들이 기술의 발전과 도시화, 인프라 개선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과거에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의 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부, 전화 교환수, 제빙업자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 직업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산업과 도시의 발전을 실질적으로 지탱했던 사람들의 일이었지만, 지금은 박물관이나 영화 속에서나 겨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직업이 도시화 과정 속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마부, 전화 교환수, 제빙업자 도시화가 삼킨 직업들
마부, 전화 교환수, 제빙업자 도시화가 삼킨 직업들

마부: 말과 함께한 운송의 마지막 세대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도시와 농촌을 오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동과 화물 운송을 책임졌던 이들이 마부(馬夫)였습니다. 마부는 말이나 마차를 몰아 사람이나 물자를 실어 나르는 운송 노동자였습니다. 말과 함꼐한 운송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수 있습니다.

 

(1) 도시 운송의 핵심 인력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마부는 도시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습니다. 도시마다 물류의 중심이었던 시장, 공장, 기차역 등을 연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마차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심에서는 택시처럼 사람을 태우고 운송하는 인력 마부도 존재했으며, 병원이나 정부 관청에서도 중요한 사람을 실어나르는 데 마차가 활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마부의 숙련도가 물류와 교통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2) 자동차 시대의 도래와 쇠퇴
그러나 20세기 초, 내연기관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자동차는 더 빠르고,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유지비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도시마다 도로가 아스팔트로 포장되면서 말이 다니기 힘든 환경이 되었고, 마차에 비해 소음을 줄이고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버스와 택시가 확산되면서 마부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대부분의 도시에서 마부는 자취를 감추었고, 현재는 일부 관광지에서 전통 체험의 형태로만 남아 있습니다.

 

전화 교환수: 수동 연결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오늘날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폰을 들고 상대방과 연결할 수 있지만, 한때는 전화 한 통을 걸기 위해 수동으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 역할을 했던 이들이 바로 전화 교환수(Operator)입니다. 이들은 수동 연결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입니다.

 

(1) 손으로 연결하던 시절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전화는 모두 수동 교환 방식이었습니다. 전화를 걸면 교환수가 수화기를 들고 “어느 분과 연결해 드릴까요?”라고 묻고, 전화선을 직접 꽂아 연결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교환수는 대부분 여성으로 채용되었으며, 빠른 손놀림과 정확한 기억력이 요구되었습니다. 도시가 커질수록 더 많은 교환수 인력이 필요해졌고, 전화국은 여성 고용의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전시 상황이나 긴급 통신이 필요한 경우, 교환수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2) 자동 교환 시스템의 등장과 사라짐
1920년대부터 일부 지역에서 자동 전화 교환기가 도입되었지만, 본격적인 확산은 1950~60년대였습니다.

전자식 장비가 전화 회선을 자동으로 연결해 주게 되자, 더 이상 사람이 중간에 개입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자동 전화망이 구축되었고, 전화 교환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단지 영화 속 한 장면이나, 박물관의 교환기 앞에서 추억을 되새기는 직업으로만 존재합니다.

 

제빙업자: 여름을 책임지던 얼음 장인의 시대


 냉장고가 당연한 가전제품이 되기 전, 여름철 식품 보관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 시절 사람들에게 꼭 필요했던 존재가 바로 제빙업자(Ice Cutter, Ice Deliveryman)였습니다. 여름을 책임지던 얼음 장인의 시대라고 할수 있습니다. 

 

(1) 천연 얼음을 운반하던 시대
제빙업자는 겨울철 강이나 호수에서 얼음을 채취한 후, 이를 톱으로 잘라 ‘얼음 창고’에 저장하고 여름까지 보관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 얼음은 도심의 부유한 가정이나 상점, 병원, 식당 등에 판매되었으며, 얼음을 잘게 부숴 냉장함에 넣어 식품을 보관하거나 음료를 차갑게 보관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얼음은 당시에는 ‘사치품’으로 여겨질 만큼 값비쌌고, 신선한 식재료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했기에 제빙업자의 수요는 여름철마다 급증했습니다.

 

(2) 인공 냉각 기술의 혁신과 종말
1920년대 후반부터 전기 냉장고가 상용화되면서 제빙업자의 시대는 빠르게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마다 전력 공급이 안정화되고, 가정마다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더 이상 외부에서 얼음을 사 들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1960년대에 이르러 제빙업자는 도시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냉장 기술은 식품 보관 방식은 물론, 유통 시스템 전체를 변화시켰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편의점에서 쉽게 사는 아이스 음료와 냉동식품은, 바로 이 제빙업자들이 했던 일을 대체한 결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