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사라진 왕국 처럼 사라진 고대 언어에 대해 포스팅 하려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왕국과 제국이 흥망성쇠를 거듭해온 과정입니다. 그러나 많은 고대 왕국들이 사라지면서, 그들이 사용하던 언어 또한 역사의 흐름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그러나 고대 문서와 비문(碑文) 등을 통해 일부 멸종된 언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대 사회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탄니어, 엘람어, 우라르투어 등 잊힌 고대 왕국들의 멸종된 언어와 그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탄니어: 인도아리아인의 잃어버린 언어
미탄니 왕국은 기원전 16~13세기경 근동 지역(현재의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서 강성했던 국가로, 인도아리아계 통치자들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탄니어는 이 왕국에서 사용되었던 언어로, 독립된 문서를 많이 남기지는 않았지만, 다른 문화권의 문서에서 일부 단어와 구절이 발견되었습니다.
미탄니어는 주로 후르리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쓰였으며, 후르리어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탄니어에서 발견된 일부 단어들이 고대 인도아리아어(산스크리트어와 관련)와 유사한 점이 주목됩니다. 예를 들어, 미탄니 왕국의 군사 및 종교 관련 용어 중 일부는 인도아리아어 계열의 어휘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아리아족이 이 지역으로 이주했거나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미탄니어 기록 중 하나는 이집트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와 미탄니 왕국 간의 조약에서 발견된 이름과 신들의 목록입니다. 이 문서에서는 인도아리아 신들(미트라, 바루나, 인드라 등)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이는 인도아리아 문화 요소가 미탄니 왕국의 종교적 전통에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줍니다.
미탄니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후르리어와 아카드어의 영향 속에서 점차 사라졌고, 미탄니 왕국의 몰락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 언어의 흔적은 고대 인도아리아인의 이동과 초기 문화적 교류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엘람어: 이란 고원의 잊힌 언어
엘람어는 고대 이란 남서부 지역에서 사용되었던 언어로, 엘람 문명이 번성했던 기원전 3천 년경부터 사용되었습니다. 엘람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독자적인 정치·문화적 체계를 발전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언어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엘람어는 다른 고대 근동 언어들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언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셈어(아카드어) 및 인도유럽어(페르시아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엘람어는 ‘고립된 언어(isolate language)’로 분류되며, 오늘날까지 그 기원과 계통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엘람어는 점토판 문서와 비문에서 발견되며, 주로 설형문자로 기록되었습니다. 기원전 6세기경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인들이 등장하면서 엘람어는 쇠퇴하기 시작했지만, 한동안 페르시아 제국의 행정 언어로 사용되었습니다. 다리우스 1세(기원전 522~486년)의 베히스툰 비문에서는 엘람어, 고대 페르시아어, 아카드어가 함께 사용되었는데, 이는 엘람어가 당시 중요한 공식 언어였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페르시아어(고대 페르시아어, 후일 중세 및 현대 페르시아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엘람어는 점차 소멸하였고,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엘람 문명의 유산은 이후 페르시아 문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으며, 엘람어 문서들은 오늘날 학자들이 고대 이란과 메소포타미아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라르투어: 아라라트 왕국의 신비로운 언어
우라르투어는 기원전 9~6세기경 오늘날 터키, 아르메니아, 이란 북서부 지역을 포함하는 우라르투 왕국에서 사용되었던 언어입니다. 우라르투 왕국은 당시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으며, 특히 아시리아와 자주 충돌하였습니다.
우라르투어는 주로 비문에서 발견되며, 설형문자로 기록되었습니다. 학자들은 우라르투어가 후일 아르메니아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명확한 언어적 계통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우라르투어가 후일 아르메니아 지역에서 사용된 여러 요소들과 유사성을 보이지만, 직접적인 후계 언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립된 언어’로 간주됩니다.
우라르투어 문서는 주로 왕들의 업적을 기록한 비문에서 발견되었으며, 이를 통해 당시 왕국의 행정 체계, 종교적 전통, 군사 활동 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라르투 왕국의 수도인 투쉬파(오늘날의 반 지역)에서 발견된 비문들은 당시의 사회 구조와 왕권의 정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기원전 6세기경 우라르투 왕국이 쇠퇴하고, 메디아 및 이후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라르투어는 점차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 문화와 일부 연결성이 남아 있으며, 오늘날의 학자들은 이 언어를 통해 아나톨리아 및 근동 지역의 고대 문명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고대 왕국들의 언어는 단순한 문자 기록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담고 있는 귀중한 역사적 유산입니다. 미탄니어, 엘람어, 우라르투어는 비록 역사 속에서 사라졌지만, 남아 있는 기록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 연구는 고대 문명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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